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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쓰고 있는 오늘은 10월 9일 한글날입니다. 한글은 전 세계의 수많은 언어 중에서도 가장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언어로 인정을 받고 있습니다. 남한과 북한의 언어가 다르고 부모 세대와 자식 세대의 언어가 다르고 현실 세계와 가상 세계의 언어가 다른 이 복잡한 시대에 점점 변질되어 가는 우리나라 말의 소중함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날이 되었으면 합니다.

영화 '말모이' 배경, 줄거리

영화 '말모이'는 2019년에 개봉된 대한민국의 역사 드라마 영화로, 일제 식민 통치 시기(1910~1945)인 1940년대 경성을 배경으로 평범한 사람들이 일제에 항거하며 말과 마음을 모아 '우리말 큰사전'을 편찬한 이야기를 그린 영화입니다. '조선 어학회' 활동을 모티브로 한 픽션임을 인지하시고 관람하시기 바랍니다.
영화의 제목인 '말모이'는 우리나라 최초의 국어사전으로서 주시경 등이 1910년 무렵에 조선 광문회에서 편찬하다 끝내지 못하였는데 1933년 만주, 주시경의 원고가 다시 발견되며 주시경 사망 이후 중단된 조선어 사전 작업이 재개됩니다. 

험악한 일본 식민 통치 아래에서 한국어와 문화를 보존하기 위한 비밀 임무를 수행하는 류정환(윤계상)이라는 선생님과 '조선 어학회' 동지들, 김판수(유해진)라는 심부름꾼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펼쳐집니다.

당시 일본 정부는 한국어와 문화를 완전히 없애고 일본 이름과 문화를 채택하도록 강제하는 엄격한 규제를 시행하고 있었습니다. 이른바 '민족정신 말살정책'. 류정환은 한국어와 문화를 보존하기 위해 비밀리에 책방의 지하에서 조선어학회 동지들과 조선의 말을 모으는 말모이 작업을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아들의 교육에 진심인 문맹 아버지 김판수는 아들의 교육비를 위해 류정환의 가방을 훔치게 됩니다. 그것을 계기로 조선 어학회와 엮이면서 나라말을 조금씩 익히게 되고 그것의 소중함을 깨달아 가게 되는데요. 결국 조선 어학회의 핵심 인물 중 한 명으로서 활동하게 됩니다.
대한민국 역사에서 잘 알려지지 않은 부분을 다루는 감동적인 역사 드라마로, 고난의 시기에 우리의 유산을 보존하기 위해 목숨을 걸고 투쟁한 선조들에게 경의를 표합니다.

실제 조선어학회 회원들. 조선어학회 사건은 일제강점기 말기인 1942년 일본 제국이 조선어학회를 항일독립운동단체로 판단해 관련 인사들을 집단으로 체포 및 투옥했던 사건이다.

명대사

한 사람의 열 발자국보다, 열네 놈의 한 발자국이 더 낫지 않겠어.

그건 '후려치다'고, 이건 '휘갈기다'야.

말은 민족의 정신이요, 글은 민족의 생명입니다.

간략 후기

관객들의 평점대로 이야기도 짜임새 있고 재미있습니다. 김판수(유해진)의 코믹 연기와 애환, 슬픈 마지막 때문에 여러 감정을 느끼면서 볼 수 있었는데 개인적으로 류정환(윤계상)의 연기에는 완전히 몰입되기에는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우리가 지금 소중함을 망각한 채 함부로 사용하는 우리말을 지키기 위해 그 시대에 갖은 고초를 겪으신 선조들을 생각하니 가슴이 아팠고 우리말과 정체성의 소중함에 대해서 생각하게 하는 영화였습니다.

명대사 중에 구자영(김선영)과 김판수가 '후려치다'와 '휘갈기다'의 차이에 대해 나누는 대화는 한참 지난 지금도 웃음 짓게 하는 코믹한 명장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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